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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 n Linux

새로운 인터페이스 - 애플 맥북프로 13형 터치바

다니던 회사를 나오면서 사용하던 맥북프로13 2015를 반납했습니다. 새로나온 맥북프로 터치바 모델의 평이 호불호로 갈리는 상황에서 이전 마지막 모델인 2015년도 모델을 구입한 건 신의 한 수라며 자부하고 있었는데, 상당히 아쉽더군요. 새로운 맥북 구입을 위한 고민은 다음 2가지 였습니다.


  1. Vim을 주로 사용하는 나에게 터치바 모델이 맞을 것인가? 

  2. 2015년 모델에 비해서 50만원 이상 올라버린 맥북 프로가 값어치를 하는가?

선택하기 전에 가장 큰 고민을 했던 부분은 역시 터치바 입니다. 제가 거의 모든 작업을 터치바와 궁합이 가장 잘 안 맞는다는 vim 을 이용해서 하기 때문에 논터치바와 터치바에 대한 고민을 했는데, 근처 리셀러샵에 가서 10분 정도 쳐보니 생각보다 나쁘지 않더군요. 그래서 터치바로 결정을 했습니다. 문제는 메모리를 16GB로 업글했더니 기본 가격이 260만원이더군요. 2008년 처음 맥북프로를 살때 이후 계속 떨어지던 가격이 한 번에 돌아가버려습니다. 이것을 구입해야하는가... 라고 잠시 고민했지만, 저는 이미 맥북의 노예이니 그냥 구입합니다. 


공홈에서 지른후 2주 쯤 지나서 맥북이 도착했고, 그렇게 맥북프로를 받아서 3주가 지났습니다. 그래서 개봉기 및 사용기를 간단히 남겨 봅니다. 처음 사용해보는 사람이 아니니 그런 신기한 물건을 보는 듯한 후기는 기대하지 마세요. :)

포장과 디자인은 맥북프로부터 에어까지 이게 6번째 모델 사용자료 2008년 이후 변한게 거의 없으니 큰 감동은 없습니다. 그냥 맥북이구나 정도? 스페이스 그레이로 사볼껄 그랬나? 하는 생각이 잠시 들었지만, 맥북은 실버라는 아는 분의 추천으로 실버로 선택했고, 역시 무난히 괜찮은 것 같습니다.



이번 모델의 가장 큰 차이라면 모든 포트가 USB-C로 대체되었다는 것과 전력 선까지도 USB-C 로 바뀌었다는 것입니다. 전력선이 어댑터와 분리가 된 형태로 들어있는데, 깔끔해 보이기도 하면서, 둘둘 말아 다닐 수 없는 재질이라 좀 불편합니다. 저는 어댑터에 둘둘 말고다니던게 더 편했던 것 같습니다.



외양은 별것 없습니다. 그냥 맥북프로입니다. 좌,우에 USB-C 포트가 4개 달렸다는 점만 다르네요.  USB-C포트만 4개 적용한 것에 대해서 호불호가 많이 갈립니다. 아직 대중적이지 않은 포트라서 허브를 주렁 주렁 달고 다녀야 한다는 문제가 가장 큰 불만입니다. 저는 괜찮은 선택이라고 생각합니다. 하루 이틀 사용할 것 도 아니고, 2년쯤 지나면 많은 USB-C 전용 제품들이 나와서 상대적으로 편리해질 것 같고, 전력선을 아무 곳에나 연결해도 된다는 것이 생각보다 편리합니다.



저를 고민에 들게했던 터치바와 키보드 입니다. 맥북프로 2016에는 버터플라이2 라는 키보드가 장착되어 있습니다. 이게 기계식 비슷하게 키보드를 개선한 버젼인데 호불호가 갈립니다. 


저의 경우 맥북을 종류별로 9년 정도 사용하고, 하루에 4시간 이상 많으면 10시간 이상 키보드로 작업을 했습니다. 대부분의 vim 을 이용한 개발 작업이구요. 전체 시간의 절반은 12년간 사용한 Happy Hacking Professional (HHKBP)를 이용해서 개발했고, 절반은 맥북 키보드를 이용해서 개발을 했다고 생각하면 될 것 같습니다. 3주 정도 사용해보니까 키보드는 다음 정도 결론이 나네요.


  • 키감은 기계식 키보드와 비슷한 느낌이 납니다. 나쁘지 않습니다.

  • 키피치가 극단적으로 낮습니다. 깊이 있게 타이핑을 하는 저 같은 사람은 적응하는데 상당한 시간이 걸리지만, 적응하면 나쁘지 않습니다.

  • 생각보다 시끄럽습니다. 도서관 같은 곳에 가서 작업하면, 주변 사람이 좀 눈치를 줄 수 있을 것 같아서, 조용한 열람실 보다는 소음에 대해서 상대적으로 덜 눈치보이는 자료실에서 주로 작업하게 됩니다. (버스, 지하철 등등 장소를 거의 가리지 않고 작업하는 제 성격상 큰 문제는 아닙니다.)

  • 키보드의 내구성에 의문이 좀 생겼습니다. 스페이스바를 오른쪽 엄지로 거의 치는 편인데, 이곳이 약간 내려 앉은 느낌이 듭니다. 다른 부분에 문제가 없어서 교환을 해야하나 말아야 하나 고민 중입니다.

이제 Vim 사용자로써 터치바와 사용후기는 다음과 같습니다.


  • HHKBP와 맥북을 9년간 별 문제 없이 같이 사용해왔는데, 처음 1주일은 ESC 때문에 바로 반납할까 고민을 할 정도로 오타가 엄청나게 났습니다.

  • 3주간 적응한 결과 가끔 오타가나지만, 크게 불편하지는 않습니다

  • 터치바가 굳이 필요한지는 아직 모르겠습니다. 키노트, 파워포인터, 엑셀, 넘버스 등 다양한 어플을 사용하고 있는데, 이전 방식의 키보드에 비해서 크게 편리하다는 느낌을 받지 못 했습니다.

  • 앱스토어, 로그인, 1password 사용만으로도 지문 인식은 편리합니다.

  • 터치바의 ESC는 전원키 처럼 별도로 분리해서 햅틱기능이 같이 들어있어야할 것 같습니다.



이번 버젼부터 가장 큰 변화를 보인 어댑터 입니다. USB-C 형태의 어댑터로 전원선이 분리되어 있습니다. 좀 생소하네요. 연결선이 많이 딱딱한데, 이게 좀 불편합니다. 꼭 이런 재질을 써야 했나 하는 의문이 드네요.



늘 그렇듯 맥북을 사면 셋팅을 해야죠. 거의 이틀 걸린 것 같습니다.



약 3주간의 사용을 하고, 내린 평은 다음과 같습니다.


  • 이전 맥북프로 사용자로써 무난하게 옮겨올 수 있는 사양과 성능
  • 키보드와 터치바의 새로운 시도는 괜찮은 것 같지만, 아직 많은 개선이 필요해보인다. (괜찮다는 정도의 평을 받을꺼면, 굳이 많은 돈 들여서 새로 개발할 필요가 없잖아...)

장점은 9년간 사용한 특별할 것 없는 맥북이라 따로 없고, 단점은 다음과 같습니다.

  • 가격이 10년 전으로 돌아갔는데, 너무 비싼거 아니냐?
  • 이제 좀 가볍게 만들어줬으면 좋겠다. (다른 회사 13인치는 1kg이 안 되는데)
  • 배터리 사용시간이 어떻게 더 짧아지냐. (L모사는 하루 간다고 하면서 18시간은 되는것 같더라)
  • 2년은 써야 하는데 키보드 내구성이 걱정된다.


2015년 맥북을 계속 사용하다가 다음 모델을 기다려 보는게 가장 좋았을 것 같은 후기네요. 그래도 저에게 맥북은 타협할 수 없는 작업 머신입니다.